2030 FIFA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를 둘러싼 스페인과 모로코의 신경전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스페인 제1야당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가 자국에서 결승전을 개최하지 못한다면 월드컵 공동 개최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페이호 대표가 스페인 축구 프로그램 '엘 치링기토'에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스페인이 결승전을 개최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모로코가 개최권을 가져갈 경우 스페인이 대회 조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집권할 경우 실제로 공동 개최 철수를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페이호 대표는 스페인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역량을 갖췄으며, 당초 포르투갈과 함께 월드컵 유치를 추진했던 주체라는 점을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이번 발언은 오는 11월 29일 예정된 스페인 총선을 앞두고 나왔다. 다만 이는 야당 대표의 정치적 입장으로, 스페인 정부가 공식적으로 공동 개최 철수를 결정하거나 추진한 것은 아니다.
결승전 유치 경쟁 본격화…베르나베우·캄노우와 하산 2세 스타디움 맞대결
2030 월드컵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하며, 대회 100주년을 기념해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각각 한 경기씩 치러진다. FIFA는 2024년 12월 세 국가의 공동 개최를 확정했으며, 본 대회는 총 101경기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현재 경기장 배정 계획은 스페인 11곳, 모로코 6곳, 포르투갈 3곳이다. 결승전 개최 후보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캄노우,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인근 하산 2세 스타디움이 거론되고 있다.
모로코는 대형 경기장 건설을 앞세워 결승전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벤슬리만 지역에 건설 중인 하산 2세 스타디움은 완공 후 약 11만 5,000명을 수용할 계획으로, 모로코축구협회장 푸지 레크자는 이미 결승전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반면 스페인은 기존 대형 경기장과 국제대회 운영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FIFA는 아직 결승전 개최지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2026년 11월과 12월에는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의 후보 도시와 경기장을 방문해 시설 및 운영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경기장 유치 경쟁을 넘어 세 공동 개최국 사이의 주도권 다툼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다만 페이호 대표의 발언만으로 스페인의 실제 개최 철수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FIFA의 최종 결정과 각국 정부 및 축구협회의 대응이 향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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